CXMT, 언제쯤 삼전닉스 위협할까…무서워지는 '반도체 굴기' [이슈+]
CXMT, 언제쯤 삼전닉스 위협할까무서워지는 '반도체 굴기'
CXMT 상장, 현지 기대감 '쑥'
'D램 3강'에 도전 발판 마련
현지 증권가 "4위 입지 강화"
CXMT발 일반 D램 가격 경쟁↑
사진=REUTERS·연합뉴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 직후 현지 증권가에선 자국 메모리 제조 생태계를 재평가할 계기가 됐다는 기대감이 터져나왔다. 인공지능(AI) 수요와 반도체 자립 정책을 발판으로 세계 D램 시장의 '3강 체제'에 도전장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다만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이 적어 첫날 주가 변동성을 키운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대규모 양산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전날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혁신판(커촹반)에 상장했다. 주가는 공모가(8.66위안)보다 465.82% 오른 49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2800억위안에 달했다.
CXMT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579억위안을 조달했다. 커촹반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집계한 CXMT의 지난해 4분기 세계 D램 매출 점유율은 7.67%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이은 세계 4위다.
현지에선 CXMT 상장이 중국 증시에 비어 있던 D램 제조 부문을 채웠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화시증권은 앞서 CXMT 상장이 'D램 제조' 대표주가 없었던 중국 증시의 가치평가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첸잔산업연구원도 "A주(중국 기업이 자국에서 위안화로 발행한 보통주) 반도체 산업사슬에서 메모리 제조라는 핵심 퍼즐을 채웠다"고 평가했다. 중국 증시에서 반도체 설계, 파운드리, 패키징·테스트에 이어 D램 제조에도 직접 투자할 통로가 생겼다는 뜻이다.
AI가 이끄는 메모리 호황도 CXMT의 성장 동력으로 꼽혔다. 궈진증권은 상장 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우리는 새로운 메모리 대사이클의 출발점에 서 있다"면서 AI 모델·서비스 확산이 메모리 수요를 장기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타이증권도 D램 가격 상승으로 CXMT의 올해 실적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생산능력 확대, 제품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면 CXMT의 세계 4위 입지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CXMT는 당초 조달 목표로 제시한 295억위안을 생산라인 기술 고도화, D램 기술 개선, 선행기술 연구개발에 배분한다. 실제 공모액은 이를 크게 웃돌았지만 초과모집 자금의 구체적인 활용 방향은 추가로 지켜봐야 한다.
공모 자금이 설비 투자로 이어질 경우 중국산 장비·소재·부품, 전자설계자동화(EDA), 패키징 업체 등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XMT는 투자설명서에서 산업 생태계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중국 첨단 D램 산업의 기술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다른 한편에선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첸잔산업연구원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이 전체의 6.73%에 불과해 적은 유통 물량이 첫날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CXMT도 투자설명서를 통해 D램 산업의 경기 변동, 가격 등락 위험을 경고했다. 거시경제가 악화되거나 AI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고 글로벌 업체들의 신규 생산능력이 집중 가동되면 제품 가격·실적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올 상반기 가파른 실적 증가세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복수의 해외 시장조사업체들 평가는 "점유율 확대는 유력하지만 3강 진입은 아직 멀다"는 쪽으로 모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CXMT의 세계 D램 비트 출하량 점유율이 현재 약 9%에서 2028년 11%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장기간 투자를 지속하려면 "15%는 CXMT가 반드시 넘어야 할 기준선"이라고 했다. 중장기적으로 봐야 할 기준선으로는 2035년 비트 출하량 점유율 20%, 매출 점유율 15% 달성을 제시했다.
월간 웨이퍼 생산능력은 현재 약 32만장에서 내년 42만장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 HBM 매출은 2028년 20억달러에 이를 수 있지만 양산 능력 확보, 수율 안정화, 고객 인증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트렌드포스 조사를 보면 CXMT의 올 1분기 D램 매출 점유율은 7.6%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합산 점유율은 89.7%. CXMT가 최신 G4(16나노미터급) 공정으로 전환하면서 품질·생산량을 개선하고 서버용 D램 비중을 키우고 있지만 중국이 여전히 주요 시장이라는 것이 트렌드포스 설명이다.
리서치업체 모닝스타는 중국 AI 인프라 투자, D램 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CXMT 매출이 올해 405%, 내년 64% 증가한다는 전망치를 내놨다. 다만 최첨단 제조장비에 접근하지 못하는 점이 상업성·경제성을 갖춘 첨단 공정 개발에 상당한 기술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HBM의 출하 비중이 아직 작고 대규모 양산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약점이다. CXMT 조달 자금이 생산능력·수율 개선으로 이어지면 DDR·LPDDR, 일반 서버용 D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거세질 수 있다. CXMT가 HBM보다 이들 제품군에서 공급을 늘릴 가능성이 커서다.
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첨단 HBM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여부는 공정 전환, 수율, 해외 고객 확보 성과 등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이다.